축구계 상처와 맞바꾼 ‘잼버리 대원에 좋은 기억’ [기자수첩-스포츠]


시작부터 논란 끊이지 않았던 잼버리, 파행 끝에 12일 폐막

정부와 조직위 오락가락 졸속 행정에 축구계 큰 상처

일방적 장소 변경에 따른 리그 일정 차질 및 잔디 훼손 불가피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관계자들이 잼버리 폐영식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 공연 준비를 하고 있다. ⓒ 뉴시스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관계자들이 잼버리 폐영식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 공연 준비를 하고 있다. ⓒ 뉴시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우여곡절 끝에 12일 막을 내린다.

시작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잼버리는 대회 내내 총체적 운영 미숙으로 많은 비난을 한 몸에 받았고, 이 과정에서 누군가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대표적으로 피해를 본 게 바로 축구계다.

정부와 잼버리 조직위원회가 11일 새만큼 야영지 일대서 열기로 계획했던 K팝 콘서트와 폐영식을 행사장과 가까운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공교롭게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9일 전북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2023 하나원큐 FA컵 준결승전이, 12일에는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하나원큐 K리그1 26라운드가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정부와 조직위의 일방적 결정은 축구계에 대혼란을 가져왔다.

홈 팀 전북은 이번 주 예정된 홈 2연전을 치를 수 없게 됐고, FA컵을 치르기 위해 원정에 나섰던 인천은 인근에 머물다 허무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꼼짝 없이 안방을 내주게 된 전북 현대 페트레스쿠 감독은 “태어나서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며 충격을 표현하기도 했다.

급작스러운 일정 변경에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도 명확하고 신속하게 의사 결정을 내리지 못해 발만 동동 굴러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나마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콘서트 장소가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겨지면서 12일 열릴 예정이었던 전북과 수원의 K리그 일정은 정상대로 치러진다. 하지만 한 나라의 최고 권위 대회인 FA컵을 보기 위해 예매에 나섰던 팬과, 경기 준비에 나섰지만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된 홈팀 전북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홈페이지에 홈경기 일정 변경을 알린 전북 현대. ⓒ 전북 현대
홈페이지에 홈경기 일정 변경을 알린 전북 현대. ⓒ 전북 현대

파행은 계속됐다.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피해를 우려한 정부와 조직위가 이번에는 콘서트 장소를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옮기면서 홈팀 FC서울에 불똥이 튀었다.

FC서울이 홈구장으로 두고 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시즌이 한창 일 때 콘서트장으로 변신해 잔디 훼손이 불가피하다.

K팝 콘서트 같은 대규모 행사를 치르고 나면 잔디가 망가질 수밖에 없는데, 특히 무더운 8월은 잔디 생육 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회복이 쉽지 않다. 이 경우 홈 팀 서울은 물론, 원정팀의 경기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잔디가 정상적인 경기 진행에 지장을 준다면 피해는 또 다시 고스란히 구단과 팬의 몫이다.

파행 끝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모든 행사를 마치고 막을 내리게 됐다. 이번 행사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에서 한마음 한뜻으로 나온 목소리가 바로 “한국을 방문한 잼버리 대원들이 좋은 기억을 갖고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였다.

누군가에게는 좋은 기억이 됐을지 몰라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깊은 상처로 남게 됐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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