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엔 무궁화 꽃이 말을 한다
대전 현충원에 가면 정렬한 죽음들을 무궁화가 차분하게 안내한다.
강릉 박씨 종중 재실의 무궁화(천연기념물 제520호)는 국내 최고령(120살)이다.
무궁화(無窮花)의 꽃말은 그 이름처럼 다함이 없음, 무궁(無窮)이다.
8월 8일은 ‘무궁화의 날’, 8자를 눕히면 ‘무한대(∞)’, 무궁을 상징한다.
꽃이 질 때는 동백꽃처럼 꽃송이(Cluster)째로 땅에 떨어지는 무궁화는 우리 꽃이지만 국화(國花)가 아니다.
부용, 접시꽃 등 히비스커스(Hibiscus)속 식물들의 꽃 형태가 비슷하다.
무궁화의 학명은 히비스쿠스 시리아쿠스(Hibiscus syriacus), 히비스커스차(茶) 로젤(Roselle)은 붉고 맛이 새콤하다.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지는 것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음? 지조 없음? 둘 다?
최고의 훈장으로 셀프 논란의 무궁화대훈장, 대통령 휘장, 청와대와 법원 문양, 국회의원 배지(Badge), 경찰관, 장교계급장, 호텔의 등급… 등에 쓰인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K-놀이의 진수다.
최초로 세례를 받은 베드로 이승훈이 처형당한 자리가 전동성당이고 요한 정약용의 외사촌 형으로 이승훈에게 세례를 받은 윤지충, 최초의 사제 안드레아 김대건… 무궁화는 순교자들을 상징한다.
부탄, 워싱턴 D.C., 하와이에서도 무궁화를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무궁화축제는 강원도 홍천의 ‘나라꽃 무궁화 축제’ 딱 하나로 남아 있다.
고향 영동의 애사에는 서민 열차인 무궁화호를 타고 1시간 동안 묵념한다.
친구들은 요즘 월평동 무궁화노래방에서 목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저작권자 © 덴탈아리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