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에서 연습용 수류탄이 잇달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분께 은평구 대조동의 한 자동차 영업소 앞에서 연습용 수류탄이 차량에 깔려 터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군 폭발물 처리반은 현장에서 연습용 수류탄 신관 1개와 안전핀 등 잔해를 수거했다.
최초 신고를 한 영업소 직원 오모(42)씨는 경찰 조사에서 “매장 앞에 주차된 판매용 차량을 운전하다 조수석 바퀴 쪽에서 ‘펑’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진술했다.
이어 4시간 만인 낮 12시 20분께 이 영업소와 약 1㎞ 떨어진 서부버스터미널의 한 금은방 앞에서도 같은 종류의 연습용 수류탄 잔해가 발견됐다는 112신고가 들어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금은방 업주 임모(72)씨는 “출입문 앞에 알 수 없는 물체가 있어 발로 건드리자 ‘펑’ 소리와 함께 불꽃이 튀면서 연기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습용 수류탄은 뇌관에 화약이 1g 정도만 들어 있어 발로 밟아 터지더라도 상처가 거의 나지 않는 모의 훈련용이어서 두 차례 모두 피해는 없었다.
경찰은 처음 연습용 수류탄 잔해가 발견된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성이 이날 오전 2시 50분께 가방을 들고 주변을 어슬렁거리다가 자동차 영업소 앞에 주차된 차량 앞바퀴에 연습용 수류탄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놓고 간 것을 확인하고 이 남성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또 연습용 수류탄이 더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인근을 수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연습용 수류탄 신관의 경우 생산 공정 한 번에 수십만 개가 생산되고, 수거한 신관에 제품 번호가 있긴 하지만 생산연도 정도만 확인할 수 있어 어느 부대로 납품됐는지까지는 조사하기 어렵다”며 “법률 검토를 거쳐야겠지만 피의자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폭발물 사용 혐의 등을 적용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